Joselyn Fallas — Episode 3

Joselyn Fallas — Episode 3

by Sunghee Tark

“맛있다. 정말 맛있어!” 감탄하자, 조셀린은 “내가 작년 수확기에 처음으로, 부모님께 제안했어. 스페셜티 커피로 꼭 가공하고 말거라고. 아빠와 엄마는 평생 커피를 수확하고, 보다 컨벤셔널한 방식으로 가공해서 판매를 하셨거든. 그랬더니 항상 퀄리티로는 인정받지 못 했었어. 그냥 무게별로 가격을 측정받아 판 거지. 커핑은 하나 마나였고. 근데 내가 작년에 실험하기 위해서 아주 작은 펄퍼(커피 체리의 껍질과 과육을 벗기는 기계)를 샀어.

그 기계로 프로세싱한 거야! 수량은 작지만, 나는 이런 마이크로랏을 아주 잘 프로세싱하고 싶어. 그리고 브룽카 커피 이미지를 바꾸는 데 기여하고 싶어. 스페셜티 커피로 수출도 하고 싶고, 로스팅해서 코스타리카 소비자들에게도 브룽카 커피를 소개하고 싶어.”

그녀의 단어 하나 문장 하나 하나에는 희망과 꿈이 꾹꾹 눌러 담겨 있는 듯했다. 그 문장들이 나에게 전달되어 잔잔한 파동을 일으켰다. “와, 나 너의 꿈이 너무 좋아,” 라고 말문을 떼자, 조셀린과 리즈벳은 서로를 쳐다보며 까르르 웃었다.

“우리 모녀가 꿈이 아주 많아.
우린 정말 드리머야.
이 카페도 그 꿈에서 시작한 걸.”

커피를 마신 후 조셀린은 나와 친구들에게 커피 농장과 밀(커피를 가공하는 장소)을 소개해 주겠다고 했다. 카페의 뒤쪽으로 연결되어있는 문을 열자마자 농장이 펼쳐졌다. '와, 이렇게 가까이 숨겨져 있다니!'

오른쪽으로 탁 트인 전망에는 커피 나무가 가득차 있었다. 커피 나무와 바나나 나무, 각종 과일, 그리고 커피에게 그늘을 제공해 주는 나무들로 가득했다. “우리가 작년에 새로 심은 커피 나무들이야. 원래는 카투라, 카투아이 품종밖에 없는 농장이었는데, 내가 부모님과 상의해서 오래된 나무들은 자르고 새로운 품종으로 심자고 했어. 게샤 (gesha)도 있고, 비야살치 (villa sarchi), 투피 (tupi) 등등 다양해. 어떻게 보면 여기 조그마한 부분이 내가 실험하는 곳이라고 보면 돼!” 조셀린은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이 농장 구역 안에서 나의 목표는 무엇인 줄 아니? 규모가 큰 것들은 아빠가 관리하는 컨벤셔널 커피 구역이야. 절대 내 커피가 저 커피랑 섞이지 않게 하는 게 목표라구! (하하하)"

그녀가 이끄는 한 곳 한 곳 가족들의 모습이 보였다. 평생 커피 농부로 일하신 아빠와 엄마, 그 부모님의 꿈을 이어받아 더 많은 것을 꿈꾸는 조셀린. 그녀가 커피 열매를 직접 건조하고 관리한다는 베드를 지나 나와 다시 카페로 가는 길에 우리에게 물었다.

“참, 내가 가장 꿈을 많이 꾸는 공간이 아직 남았어. 아직 힘들지 않지?”

마지막으로 발걸음이 닿은 곳은 카페의 지하실 - “어떻게 보면 여기가 일층일 수도 있겠다-” 라는 말을 내뱉으며 내가 들어간 곳에는 그녀가 가장 아낀다는 초록색 로스팅 기계가 있었다. 한 쪽 벽 면에는 수많은 커피 패키징들이 그녀의 다양한 시도를 대변해 주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가족들이 수확하고 프로세싱하는 커피를 직접 볶아 카페에서 내리는 것, 그리고 그 프로세싱을 매 주, 매 달, 매 해 개선해 나가는 것이 자신의 꿈이라고 했다.

“나는 이 배움이 좋아. 매 번, 매년 새로운 커피로, 또 배우고. 이렇게 맛보고 개선해야 할 것을 발견해서 다음 수확기에 내가 더 나은 프로세싱을 하는 이 사이클을 꾸준히 할 거야. 그렇게 더 잘해가고 싶어. 특히나 1년을 기다려야 하는 경작과 달리 로스팅은 매일 할 수 있잖아? 그게 참 재밌어.”

난 분명 꿈을 꾸는 사람에게 많이 끌린다는 걸, 깨달았다. 그녀의 내게 보낸 첫 한마디가 나를 농장으로 이끌었 듯, 그녀의 꿈이 나를 그녀와 가족의 커피로 이끌었다. 그녀의 꿈이 꾹꾹 담겨져있는 커피를, 내가 직접 코스타리카 밖의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다는 꿈을 나도 그 날 꿨다.


탁승희
Co-founder of bean voyage

+ 빈보야지는 여성 소농들과 함께 꿈을 꾸고 실현해나가는 비영리 단체입니다. 빈보야지의 승희가 조셀린을 만난 이야기를 전합니다.
Photo Credit to La Chelita Farm

  1. Interview | with the coolest woman coffee producer, Joselyn Fallas

    커피 프로듀서 조셀린과의 대화. 01. 조셀린(요셀린), 너가 커피를 하게 된 배경에 대해 알려줘. J: 음, 부모님은 오랜 시간동안 커피 프로듀서였어. 내가 커피와 사랑에 빠지기 시작한 건 대학교 다닐 때부터. 그 때 국제 비즈니스를 공부했는데, 커피가 세계...
  2. Joselyn Fallas — Episode 3

    by Sunghee Tark “맛있다. 정말 맛있어!” 감탄하자, 조셀린은 “내가 작년 수확기에 처음으로, 부모님께 제안했어. 스페셜티 커피로 꼭 가공하고 말거라고. 아빠와 엄마는 평생 커피를 수확하고, 보다 컨벤셔널한 방식으로 가공해서 판매를 하셨거든. 그랬더니...
  3. Joselyn Fallas — Episode 2

    by Sunghee Tark 결국 나는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다행히 혼자는 아니었다. 함께 가주겠다고 친구 둘과 함께 차에 올라탔다. 코스타리카는 보통 5시가 넘으면 해가 지고, 길이 험한 지역에서의 야행 운전은 더욱더 위험하기 때문에 새벽에 출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