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 Up | Coffee Forest — Berlin

Coffee Forest in Berlin

지금껏 살면서 마셔본 커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커피가 무엇인지 물어본다면 저는 아마 잘츠부르크에서의 추억을 얘기할 겁니다.

​오스트리아에 있는 잘츠부르크는 모차르트가 태어난 곳이자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지로 유명한 작고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이곳에는 모차르트가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다니곤 했다는 Cafe Tomaselli란 곳이 있는데요.

​제가 이곳에 들어간 건 순전히 우연이었습니다. 여행을 할 때 이것저것 계획하지 않고 발길 닿는대로 다니는 편이라, 잘츠부르크에 대해서도 딱히 정보를 찾아보지 않았기 때문이죠.

​낯선 이방인들의 알아듣지 못할 외국어가 들려오는 공간에서 크림을 듬뿍 올린 Cafe Crème 한 잔을 마시는 동안 저는 다른 세계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든 것만 같았습니다. 말 그대로 ‘비현실적이지만 좋았던’ 시간이었죠.

​누군가는 저와 같은 여행자였고, 또 누군가는 매일 아침마다 이곳에 오는듯 조간신문을 크게 펼쳐두고 읽고 있었습니다. 3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같은 커피와 케익을 만들어 온 사람들의 마음을 생각했고, 또 이 오래된 카페와 일생을 함께 해 왔을 잘츠부르크 사람들의 삶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몇 년이 흐른 지금, 애석하게도 전 그 때 마신 커피의 맛을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제가 느꼈던 감정과 분위기는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단순히 커피 원두의 맛과 향 때문만은 아니었을 겁니다. 제게 커피를 내어준 사람들과 주위의 다른 손님들, 그리고 아름다운 공간과 음악까지 어우러져 이렇게 소중한 추억 한 조각을 만든 것이겠지요.

​언젠가부터 행복이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합니다. ‘행복하자’라는 말을 습관처럼 하면서도 정작 행복이 무엇인지, 행복은 어디서 오는지 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가끔 이렇게 문득 찾아오는 비현실적이지만 좋은 순간들은 - 예컨대 cafe tomaselli에서 커피 한 잔을 마셨던 일 - 그 자체로 참 좋았던 시간이었고, 그래서 두고 두고 떠올릴 때마다 절 행복하게 만듭니다.

​그러니 어쩌면 ‘행복의 열쇠’란 때때로 찾아오는 이 좋은 순간들을 꼭 붙잡아 내 안에 잘 간직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저는 희망합니다. 부디 그런 순간들이 내게 조금 더 많이 찾아와 주기를. 꽤 아픈 시간들은 이제 다 지나가버렸기를. 그 정도도 바랄 수 없다면 산다는 건 너무나 슬픈 일일테니까요.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오늘도 깊은 생각에 빠지는 하루입니다.

당신은 이 커피의 숲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십니까?..

​2022년 9월
황상진

INFORMATION
in Berlin Sep 2022
Organizer: CeedSeries
Painter: Yuncheol
Writer: Sangjin
Highlighting: Mikava Geisha 6days Fermentation

Our pop-up is our another language for the experience connects you with coffee producers through interesting collaborations with professionals in the various fields who pursue the same approach in the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