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rdine Breakfast

Nordic Breakfast

‘취향을 담은 아침’
— 나는 단연코 ‘코펜하겐에서의 아침 식사. 그리고 이어진 그들과의 만남.’을 떠올릴 것이다. 우리는 평온하게 만드는 순간. 이것은 어쩌면 우리의 기억과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어릴 적에 엄마는 유기농 음식을 참 좋아했다. 그리고 요리를 잘 하시지 않았지만 좋은 재료를 ‘심플하게’ 즐기곤 했다. 지금의 나도 그러하다. 물론 이것이 어린 아이 시절에는 그리 달갑지 않았을지언정.

잘 만들어진 사워도우에 좋은 버터 슬라이스 한 조각, 그리고 많이 짜지 않고 좋은 성분으로 채워진 정어리 한 조각, 이 향을 해치지 않는 심플하고 깨끗한 커피, 물론 좋아하는 농부님이 만들어주신. 이렇게 심플한 아침을 난 매일 꿈꾼다. 심플해 보여도 매일 조금씩 다르다. 어떤 커피와 함께 하는지 어떤 버터를 쓰는지 어떤 절임 한 조각을 올리는지에 따라 그 맛은 섬세하게도 변하니까.

10개월 전, 친구 ‘유라’를 만나러 갔을 때 나의 이 심플한 아침이 조금 더 풍성하게 채워졌다. 유라는 코펜하겐에서 본인의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활동하는 아이코닉한 셰프다. 우리는 그간 수도 없이 많은 식사를 한 것은 물론, 유라는 누구보다 나의 취향을 잘 아는 사람들 중 하나다. ‘먹는 것’에 대한 각자의 기준을 마음껏 논할 수 있었기 때문에.

코펜하겐에 도착한 첫 날, 파머스 마켓에서 유라는 내가 좋아할 만한 것으로 이것 저것 담기 시작했다. 우리는 빵에 버터, 그리고 정어리와 조개 절임을 올려 간단한 플레이트를 즐겼다. 짜지 않고 담백했다. 은은한 허브향이 버터와도 잘 어우려졌다. 성분마저 모두 유기농이었다. 덴마크와 스웨덴 농부로부터 얻은 냉 압착 오일, Funen 섬에서 가져온 허브들로 구성된.

‘진짜. 매일 매일 먹고 싶잖아. 왜 한국에 없는 거야!’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헤어졌던 이 아침 식사. 5개월 뒤, 내가 다시 유럽에 있었을 무렵. 때마침 나의 또다른 커피 친구 ’S’로 인해 어떤 메시지를 받게 되었다. 메시지의 발신은 ’라스무스’와 ‘마틴’. 그들은 내가 맛있게 먹었던 그 정어리 절임을 만드는 사람들이었다. 코펜하겐에서 그리고 서울에서 난 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신기한 만남 가운데, 각자가 하는 것, 하고자 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할 수록, 같은 곳을 바라본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노르딕 오션과 커피 숲을 넘어서. 우리는 자연으로부터 온 이 아름다운 향과 맛들을 소중히 우리의 테이블에 옮겨오고, 온전히 그리고 감사히 잘 즐기고 싶다는 사실 하나.

"이 조합만 있다면 난 어디든 그 나만의 세계로 떠날 수 있을 것만 같아. 노르딕 오션과 커피 숲 사이, 그 어딘가.

이제, 아침을 먹어볼까?"